초등 수학에서 1학년 : 공부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적응.
초등 1학년, 마냥 아기 같던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여 학생이 되었다. 학부모가 처음인 엄마도, 학생이 처음인 아이도 1년 동안은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아이에게 수학문제를 들이밀자니 아이의 공부정서를 생각하면 무작정 강요할 수는 없다. 아직 의자에 앉아 있는 것보다 친구랑 놀기가 더 좋은 아이는 수학공부가 낯설고 어렵기만 한다. 아직은 1학년은 학교 적응과 친구 관계, 그리고 마음껏 뛰어 노는 게 더 중요한 학년이라고 생각한다.
잠시 초등 1학년의 수학 교과 과정을 살펴보자. 1년 동안 100까지의 수세기, 덧셈뺄셈, 그리고 여러가지 모양, 시계보기, 규칙찾기, 비교하기를 배운다. 1학년 2학기 마지막 단원을 배우기 전까지는 학교 수업은 그다지 어려운 것이 없다.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수학 학습은 별도로 시키지 않았다.
1학년 2학기 마지막 단원인 덧셈뺄셈(3)은 10을 넘어서는 즉, 받아올림 받아내림의 기초를 배우는 과정이다. 앞으로 초등 연산의 아주 중요한 시작이 되는 단원이다. 우리 아이는 이 단원을 배울 때 울면서 집에 왔다. 다 틀린 수학 문제 숙제와 함께… 전혀 집에서 수학 학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학 문제가 어려워서 선생님의 말씀이 이해가 안되다는 아이의 울먹임에 이제 수학 공부를 해야 할 때가 왔음을 직시했다.
1학년 겨울 방학부터는 본격적으로 엄마표 수학이 나설 차례이다.
초등 2학년 수학 문제: 연산이 전부다.
초등 학교 6년 동안은 연산을 완벽하게 훈련해야 한다. 연산 훈련 시작은 늦어도 초등 1학년 겨울 방학이고 연산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사고력 수학이니 놀이 수학이니 등에 한눈을 팔면 안된다. 수학에서 물론 사고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수학에서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연산이 필수 이기 때문이다. 공부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다. 앞으로 중등, 고등 수학에서 발목이 잡히지 않으려면 초등 수학에서 해놓아야 할 연산은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자.
초등 수학의 성패는 부모가 좌지우지한다. 초등 수학에서 엄마의 학습스타일, 정보력, 학원 선택 여부, 엄마표 문제풀이 등 주도권은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 초등 수학 실력은 부모가 만들어감을 인지하고 신중하게 방향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초등 저학년의 수학은 연산에 비중을 두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계통성의 수학
수학은 계통성의 학문이다. 초등 수학은 이전에 배운 내용이 다음에 배울 내용의 기초가 되는 계통 학문이다. 만약 어렵다고 어느 부분을 누락하거나 대충 넘어가면 나중에 반드시 걸림돌이 될 것이다. 초등 수학의 시작은 덧셈뺄셈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어, 2학년에서 100까지의 수와 덧셈과 뺄셈을 배우는데, 9까지의 수와 덧셈과 뺄셈을 배우지 못했다면, 100까지의 수와 덧셈과 뺄셈을 풀기 힘들 것이다. 또한, 3학년에서 세 자리 수와 덧셈과 뺄셈을 배우는 데, 100까지의 수와 덧셈과 뺄셈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면, 세 자리 수와 덧셈과 뺄셈을 풀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잃고 수학을 포기하려 할 것이다. - 4학년 분수의 비법
4학년의 분수가 초등 수학의 꽃이고 가장 어렵다고들 한다. 이때 저학년 때 익힌 연산이 분수실력의 비법이 될 것이다. 2학년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덧셈뺄셈, 그리고 곱셈구구를 배운다. 이 기초 연산은 4학년의 분수의 덧셈뺄셈을 하는데 기본이 되는 도구가 된다. 분수의 덧셈뺄셈을 하려면 분모를 통분하는 과정에서 곱셈이 필요하고, 그리고 분자의 덧셈뺄셈이 여러번 반복된다. 저학년 때 연산 훈련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게 암산하는 연습을 해왔다면 4학년 분수를 쉽게 넘어갈 수 있다. 4학년 분수를 쉽게 넘어가면 5학년 때 배울 비례와 비율, 백분율 등의 새로운 개념 또한 수월하게 습득 할 수 있다. 비례와 비율을 배우려면, 분수의 비교와 순서, 분수의 쪼개기와 합치기를 잘 알아야 한다. 백분율을 배우려면, 분수의 문제 해결을 잘 알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4학년에서 배운 분수의 내용들은 후의 수학 학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연산 스타트가 탄탄하고 순조롭게 잘 되어나간다면 아이의 연산실력은 초등 6년동안 수학의 자신감과 흥미를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초등 연산 학습, 부모가 가르쳐야 하는 이유
- 자녀의 수학 실력과 흥미를 높일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적절한 강약 조절을 할 수 있다. 또한 자녀의 학습 진도와 성취도를 확인하고 격려하고 도와줄 수 있다. - 아이의 놀 시간을 확보해줄 수 있다.
연산 공부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문제 풀이가 아니라 개념 이해와, 응용, 표현, 탐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필요한 부분과 중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다. 그 외의 부분은 간단하게 훑어주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연산을 지루해 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 수학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연산은 수학의 기본이고, 후의 복잡한 문제를 풀 때 필요한 도구이다. 연산을 잘하면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더 잘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다. 학원은 아이의 연산 부족 부분을 집중 훈련해줄 수 없고, 자녀의 수학적 소양을 쌓아주기 어렵다. 부모는 자녀의 연산 공부에 맞춤형으로 가르쳐주고, 자녀의 수학적 사고력을 발달시켜 줄 수 있다.
아이 연산 공부 방법에 대해 한번이라도 고민을 했는가?
연산문제집을 사서 하루에 몇 장씩 풀게하고서는 집에서 연산학습을 하고 있다고 안도하고 있는건 아닌가? 그렇게 해서는 절대 아이의 연산 실력을 높일 수 없다. 덧셈뺄셈을 할 줄 안다고, 구구단을 외울 줄 안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조안호 선생님의 <수학 개념 씹어먹고 공부해봤니?> 책에 따르면 암산력 훈련의 목표는 ’24이하의 두자릿 수와 한 자릿수’ 조합 600문제를 만들어 덧셈 10문제, 뺄셈 10문제 총 20문제를 40초 내에 풀 수 있어야 한다. 하루에 4~5장씩 꾸준히 훈련하면 초반에는 2분 대가 걸리지만, 6개월이 지나면 40초 이내에 풀게 된다.
곱셈의 목표는 답없이 구구단을 9단부터 거꾸로 적은 종이를 보고 아이가 36초 이내에 답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덧셈뺄셈곱셈이 직관적으로 나올 수 있을 때까지 훈련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중 4-5학년 분수의 사칙연산에서 반드시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